피로우자까지 꺾으며 우승을 눈앞에 둔 네폼니아치
GM 이안 네폼니아치는 지난 목요일 흑으로 GM 알리레자 피로우자에 승리하며 2022 도전자 결정전 우승을 눈앞에 뒀습니다. 피로우자는 지난밤 7시간 동안 불릿 체스를 했고 오늘 야심있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상대의 공격에 이렇다 할 저항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GM 딩 리런은 GM 파비아노 카루아나를 꺾고 대회 3연승을 기록했고 단독 2위에 올랐습니다. GM 히카루 나카무라는 긴 경기 끝에 GM 리처드 라포트와 무승부를 거뒀고, GM 테무르 라자보프와 GM 얀-크지슈토프 두다의 경기도 역시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2022 도전자 결정전을 시청하는 방법
이번 대회는 체스닷컴TV, 트위치,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대회와 관련된 자세한 정보와 모든 경기의 기보는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2라운드 경기는 7월 1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시작합니다.
대회 5번째 승리를 기록하며 우승에 근접한 둔 네폼니아치는 새로운 기록까지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현대 도전자 결정전에서 GM 매그너스 칼슨(2013), GM 비스와나탄 아난드(2014), GM 세르게이 카야킨(2016), GM 이안 네폼니아치(2021)가 우승할 때 기록한 승점은 14라운드 중 8.5점이었고, GM 파비아노(2018)만이 9점을 기록했었습니다. 무승부 한 번만 더 거두면 12라운드에서 이미 8.5점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한편, 네폼니아치는 이번 대회에서 레이팅 26.7을 끌어올리며 실시간 레이팅 2792.7을 기록했고 2021년 5월 자신의 공식 레이팅 2792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는 내일 7월 공식 레이팅 발표에서 세계 랭킹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만약 경기에서까지 승리한다면 2라운드를 남기고 대회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습니다.
칼슨이 세계 챔피언 타이틀 방어 여부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는, 대회 2등도 잠재적인 기회를 가집니다. 현재 딩 리런은 나카무라에 0.5점 앞선 단독 2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만약 그가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네폼니아치가 3경기를 모두 비긴다면 공동 1등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피로우자-네폼니아치 0-1
오늘 경기는 사실 어젯밤부터 시작됐습니다. 피로우자는 지난 6개월 동안 클래시컬 경기뿐만 아니라 온라인 체스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나카무라와 네폼니아치는 모두 그것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어제의 힘든 패배 후 피로우자는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온라인 체스를 즐기기로 결정했습니다.
피로우자는 제한시간이 30초밖에 되지 않는 하이퍼불릿 체스를 현지 시간 오후 10시 47분에 시작했습니다. 2번의 경기를 끝내고 잠시 멈춘 다음, 그는 2시간 후부터 다시 온라인 체스를 시작했습니다. 몇 명의 선수들과 경기한 다음 피로우자는 체스닷컴 해설자인 GM 다니엘 나로디츠키와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 경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둘의 대결은 오전 5시 43분이 되어서야 끝났고 피로우자는 나로디츠키와의 250경기를 포함해서 총 337경기를 했습니다.
세계 챔피언은 피로우자의 야간 온라인 체스에 대해 짧은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Now that Alireza has gone back to his bullet roots, I'm sure he'll be inspired and win tomorrow!
— Magnus Carlsen (@MagnusCarlsen) June 29, 2022
하지만 지난 라운드 실망스러운 패배 이후 가진 그의 온라인 체스는 많은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는 스스로에게 무책임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이후 대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로디츠키는 라운드 초반에 온라인 체스로 약간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피로우자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가 진행되면서 19살의 체스 신동이 수면 부족으로 경기력에 문제가 생겼음이 확실해졌습니다.
. @realmadrid legendary footballer Predrag Mijatovic, the only scorer in the 1998 UEFA Champions League final against Juventus, made the ceremonial first move today, in the game Firouzja - Nepomniachtchi.
— International Chess Federation (@FIDE_chess) June 30, 2022
📷: Stev Bonhage pic.twitter.com/iSFjmlthjW
피로우자는 대칭적인 폰 구조를 피하기 위해 페트로프 디펜스를 상대로 5.c4를 선택했고 초반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네폼니아치는 GM 사난 슈지로프와의 멋진 경기를 포함하여 이전에도 이 라인을 상대한 경험이 있었기에 준비된 모습이었습니다. 흑에게는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지만 네폼니아치는 가장 견고하다고 여겨지는 5...Nc6와 7...Be7을 선택했습니다.
피로우자는 초반에 수를 빨리 두며 20분의 시간 우위를 가졌지만 14...Qb6 이후 생각에 잠겼고, 16.g4를 둘 때 23분을 소모하며 오히려 상대보다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흑의 ...g5 계획은 종종 나왔지만 이 경기에서 백의 g 폰 전지는 꽤 불안해 보였습니다.
그 순간에 느낀 감정에 대해 네폼니아치는 "글쎄요, 더 밀고 와주길 기다렸습니다!"
흑의 16...h6 이후 피로우자는 깊은 생각에 빠졌고, 그것은 좋은 신호가 아니었습니다. 체스닷컴 공식 해설에서 나로디츠키는 피로우자의 부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피로우자는 히카루와의 경기에서 ...gxf6를 한 것과 비슷한 실수를 오늘 경기에서도 보여줬습니다. 그는 포지션을 좋게 잡고 서서히 이겨가는 대신 전술적인 복잡함을 만드는 자신만의 접근 방법을 보여줬는데, 이런 플레이는 네폼니아치나 히카루와 같은 선수를 상대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이번 도전자 결정전을 통해 그가 고통스럽게 배우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이한 플레이를 이어간 피로우자는 17.h4에 36분을 사용했고 경기가 끝난 후에 "좋은 계획을 찾을 수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네폼니아치는 거의 즉각적으로 17...Re8으로 대응하며 빠르고 자신 있는 수들을 보여줬습니다. 오프닝을 빠져나갔을 때 경기는 이미 백이 패배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중요하진 않았지만, 네폼니아치에게는 더 좋은 승리 방법이 있었습니다. 그는 23...Bf8을 고려했지만 백이 24.Qd2!를 두면 포지션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포지션에서는 23...Bd8!이 가장 강한 수였고 네폼니아치 역시 그 수를 봤지만, 그는 보다 단순한 수순을 선택했습니다.
21...Bxg5 이후 피로우자는 하품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에겐 기적을 일으킬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네폼니아치는 전술적인 포지션에서 우위에 서며 승리를 챙겼고 승점 8점을 달성했습니다. 트위치 채팅에서 누가 언급한 것처럼 8/11점은 온라인 대회에서나 나올 법한 승점입니다.
경기 후 네폼니아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피로우자가 어떤 생각이었는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경기를 너무 낙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는 매번 승리를 위해 경기하지만 그것은 때로 포지션에 맞지 않게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네폼니아치는 지난 도전자 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다른 라운드-로빈 토너먼트와 다르게 도전자 결정전에서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다른 라운드-로빈 토너먼트와 다르게 도전자 결정전에서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GM 이안 네폼니아치
카루아나-딩 0-1
오늘의 패배로 카루아나는 딩 리런과의 역대 상대전적에서 2승 6무 6패로 크게 밀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도, 딩 리런에게 단독 2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2013년 이후 도전자 결정전에서 3연승을 거둔 것은 GM 블라디미르 크람닉(2013년 10, 11, 12라운드) 이후 처음입니다.
루이 로페즈 오프닝 8.a4 안티-마샬 바리에이션으로 들어간 경기에서 카루아나는 15수에 나이트를 h4 칸에 배치하며 새로운 전략을 꺼내 들었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훨씬 깊은 수순까지 준비가 되어있다는 듯이 백의 나이트가 g7칸에 위치할 때까지도 컴퓨터 엔진과 일치하는 수를 두었습니다.
카루아나가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딩 리런의 22...Kh8!가 나왔을 때입니다. 딩 리런은 자신의 진영 깊숙이 침투한 백의 나이트에게 위협을 만들었습니다. 나이트가 살아서 돌아갈 수 있었을까요? 다행히 전술을 활용해 그럴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흑이 나쁜 포지션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딩 리런이 진정한 위기에 놓인 것은 30수였습니다.
수를 계산할 때 그는 단순히 b2 폰을 2개의 기물로 위협할 생각이었을 테지만 33...Rxb2에 대한 백의 대응인 34.Nxd6!를 놓친 듯 보였습니다.
반대색 비숍이 있는 미들 게임에서 카루아나는 확실한 우위를 점했습니다. 하지만 딩 리런의 수비는 탄탄했고 카루아나는 경기를 승리로 바꿀 전략을 찾지 못했습니다. 백은 폰을 e7 칸까지 전진시켰지만 그 이상 얻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대로 무승부가 되는 듯한 경기는 카루아나가 57...Qg3를 놓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시간 부족과 피로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추가 시간을 받기까지 3수를 더 두어야 하는 상황에서 카루아나는 위기에 몰렸습니다.
카루아나는 정확한 수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추가 시간 15분을 얻었음에도 강제 무승부 수순인 61.Bxg5!를 놓쳤습니다. 딩 리런은 추가 폰을 가진 유리한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퀸이 교환되고 딩 리런은 여전히 반대색 비숍과 룩이 있는 엔드게임에서 폰 우위를 가졌습니다. 백에게 경기를 지켜낼 기회가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실전에서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딩 리런이 72수에 2번째 행에 룩을 침투시킬 기회(비숍을 교환하고 유리한 룩 엔드게임으로 전환)를 놓치며 카루아나에게도 희망이 있는 듯 보였지만 카루아나는 몇 수 후 같은 함정에 또 빠졌습니다. 78수에 카루아나는 기권했고, 2018년 도전자의 월드 챔피언십 재도전 꿈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나카무라-라포트 ½-½
오늘 경기에서 나온 시실리안 디펜스 스베시니코프 바리에이션은 라포트가 이전 단 한 번도 경기하지 않은 오프닝이었습니다. 이에 대응해서 나카무라는 킹사이드 비숍을 긴 대각선에 배치하는 비교적 견고한 라인을 선택했습니다. 그럼에도 양 선수가 데이터베이스에서 벗어난 새로운 수를 둔 것은 17수째였습니다.
라포트는 뒤쳐진 d 폰을 희생했지만 활동적인 기물 덕택에 충분한 보상을 가졌습니다. 몇 수가 지나고 라포트는 다시 한번 폰을 희생했는데 이번에는 약간 부정확한 듯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백은 3폰과 나이트를 가졌고, 흑은 2폰과 비숍을 가진 불균형이었지만 폰들이 한쪽 방향에 모여진 엔드게임 상황이었습니다. 폰이 하나 더 많은 나카무라는 당연히 무승부를 제안하지 않았고 그는 긴 시간 동안 승리를 위해 경기했습니다.
일부 수순에서 같은 포지션이 3번(60수, 70수, 72수) 반복됐지만 라포트는 무승부를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또 한 번 포지션 반복(65수, 67수, 81수)이 있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어쩌면 수비하기 쉽다고 판단해서 라포트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양 선수는 96수까지 수를 두었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라자보프-두다 ½-½
라자보프와 두다의 경기는 빠르고 차분하게 진행됐습니다. 잉글리시 오프닝에서 라자보프는 비숍 두 개를 모두 긴 대각선에 배치했습니다. 이는 견고한 전개 방법이지만 흑이 대응하는 방법만 알고 있다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습니다. 두다는 15수 즈음에 거의 동등한 포지션을 만들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라자보프는 전투태세로 경기에 임했지만 수를 넘 빨리 두어서 c6 칸을 활용한 플레이를 놓쳤다고 말했습니다. 퀸사이드 기물이 모두 교환된 25수에는 양 선수가 킹사이드에 4대 4의 균형이 있는 2룩 엔드게임으로 들어갔고, 경기는 이내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Can we just make the draw? We don't need the arbiter.
— Chess.com (@chesscom) June 30, 2022
We have ☮️ between @rajachess and @GM_JKDuda. pic.twitter.com/r494qp9iHQ
12라운드 대진 및 역대 상대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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