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인사이드 초청전 4강 2경기: 이준혁 선수 결승 진출

12월 19일(토요일) 체스닷컴에서 체스인사이드 초청전 4강 2경기 김진수 vs 이준혁 대결이 진행되었습니다. 두 선수는 지난 11월 열린 2020 코리아 마스터즈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쳤기 때문에 체스 팬들의 관심이 상당했습니다. 실시간으로 중계된 두 선수의 맞대결은 약 300여 명의 실시간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한국 랭킹 1위 IM 이준혁 선수는 접전 끝에 랭킹 3위 김진수 선수를 5대 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이준혁 선수는 12월 26일(토요일) 21:00에 열리는 결승에서 2020 한국 체스 챔피언 CM 권세현 선수와 맞대결을 펼칩니다.

준결승 2경기는 체스인사이드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보기 할 수 있습니다. 해설에는 체스프릭(Chessfreak) CM 김창훈 선수가 함께 해주셨습니다. 체스프릭 유튜브 채널

4강 1경기 다시 보기

1경기에서 준비된 전략을 먼저 꺼내 든 것은 이준혁 선수였습니다. 이준혁 선수는 루이 로페즈에서 4...g6를 두며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김창훈 해설은 "루이 로페즈 100경기 중에서 1~2 경기 나올까 말까 한 사이드 라인."이라고 평했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진수 선수도 "준비했던 전략이 아니라 당황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진수 선수는 2분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하며 5.d4 이후에 6.Bg5라는 최선의 대응을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이준혁 선수는 10...Nxd4 이후에 퀸사이드 폰을 확장하며 13...c4로 백의 비숍을 덫에 가두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기물 숫자가 불리한 상황에서 김진수 선수는 흑의 a 폰을 잡아내며 반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이미 물량 차이가 벌어진 것을 좁히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추가 나이트를 효과적으로 사용한 이준혁 선수가 1경기를 가져갔습니다.

잉글리시 오프닝으로 진행된 2경기에서 백으로 경기한 이준혁 선수는 c4 폰과 d4 폰으로 중앙을 강하게 장악했습니다. 흑이 ...c5 또는 ...e5로 중앙 폰 브레이크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이준혁 선수는 13.Qa4, 14.Rb1, 16.Bc6로 흑의 기물들이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두었습니다. 김진수 선수는 공간 우위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기물을 효과적으로 수비했고, 백이 19.c5로 전진을 시작한 후 20...Bd3로 강한 역공을 만들었습니다. 백이 23.Rb7을 두었을 때, 흑에게는 주도권을 잡을 절호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흑이 23...Bxh2+를 두었다면 24.Kxh2 Qd6+로 백의 c6 비숍을 잡으며 기물을 활동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리한 상황을 수비하며 이미 시간을 많이 소비한 김진수 선수의 시계에는 30초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절호의 기회를 놓친 흑은 백에게 통과한 a 폰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3경기에서는 다시 김진수 선수가 백으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카로-칸 오프닝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이준혁 선수는 6...Ne4 사이드 라인을 선택하며 다시 한번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7.Nxe4 이후 흑은 e 열에 더블 폰을 가졌고 이번에는 2경기와 반대로 김진수 선수가 c 폰과 d 폰으로 중앙을 차지했습니다. 백은 9.Qd4로 흑의 나이트와 폰을 동시에 공격하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흑이 10...e6로 백의 중앙을 반격했을 때, 백에게는 11.Qxe5라는 흥미로운 선택이 있었습니다. 백은 11...fxe5이후에 12.Bxd8으로 흑의 퀸을 잡고 흑이 e 열에 트리플 폰을 갖도록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진수 선수는 약 2분 30초를 사용한 끝에 11.Bb5+를 선택했습니다. 백과 흑은 퀸을 포함한 다량의 기물을 교환했고, 결국 우위에 선 것은 흑이었습니다. 이준혁 선수는 퀸사이드 압박을 유지했고, 상대보다 활동적인 기물을 활용해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특히 흑의 e4 폰이 백의 킹사이드 기물 전개를 제한하는 것이 주효했습니다. 결국 이준혁 선수는 a 폰을 따내며 득점에 성공했고 활동적인 기물들을 활용해 백의 킹을 체크메이트했습니다.

5분 간의 휴식 후 이어진 4경기에서 김진수 선수는 반격에 나섰습니다. 자신의 주특기인 2...Nf6 스칸디나비안 디펜스를 꺼내 든 김진수 선수는 10번째 수에서 10...f5를 두며 공격 의지를 보였습니다. 흑은 이어 11...f4 폰 희생을 이용해 백의 백의 중앙 d4 폰을 효과적으로 공격했습니다. 백이 14.Bxb7을 두며 득점에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흑은 곧장 14...Bb4로 응수하며 주도권은 자신에게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실제로 김진수 선수는 14번째 수를 상대의 수를 보고 1초만에 바로 두었으며,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준혁 선수는 "흑의 Bb4 이후에 경기가 매우 힘들어졌음을 느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흑이 득점에 성공하며 유리한 2나이트 vs 룩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준혁 선수는 21.Qa5, 23.Qa6 등으로 빈틈을 만들어 보려고 했으나 김진수 선수의 수비는 매우 견고했습니다. 마침내 흑의 다른 나이트가 e5 칸으로 이동하며 공격에 가담하자 이준혁 선수는 26.Rxd4로 룩을 내주고 나이트를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진행된 엔드게임에서 김진수 선수는 깔끔한 테크닉으로 승리를 따냈습니다.

4경기 승리의 기세를 몰아 김진수 선수는 다시 한번 이준혁 선수를 몰아붙였습니다. 시실리안 디펜스 핀 바리에이션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백은 14.Nb5로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퀸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흑은 기물을 전개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공격을 수비하기 급급했습니다. 김진수 선수는 이어 16.Nd6(흑의 16...Qxd6는 17.Bxh7+에 당합니다), 18.Bb5로 주도권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컴퓨터 엔진 분석 점수는 +5점 이상으로 백이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2분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백은 비교적 안전한 19.Ne4를 택했고 결국 가지고 있던 이점을 잃고 말았습니다. 경기 후 분석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백이 19.Bxf6 교환 이후에 20.Ne4로 이어갔다면 훨씬 유리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습니다. 백은 20.Bxe7으로 득점에 성공했지만 흑에게 20...Qxf2+를 내주었고 21...Bb7에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결국 주도권을 빼앗긴 백은 흑의 체크메이트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5경기에서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이준혁 선수는 6경기를 런던 시스템 오프닝으로 풀어갔습니다. 백은 초반부터 8.f4를 두며 킹사이드 공격 의지를 내비쳤고, 흑은 10...f5로 백의 킹사이드 확장을 저지했습니다. 퀸사이드에서 전투 후 이준혁 선수는 흑의 b3 나이트가 멀리 떨어져 있음을 이용해 공격을 킹사이드로 전환했습니다. f열이 열린 상황에서 백은 28.Bd7로 흑의 퀸마저 수비에 가담하지 못하게 가로막았습니다. 백은 33.Qh4로 킹사이드에서 흑의 진영에 침투하는 것에 성공했고, 흑은 사실상 나이트가 하나 없는 싸움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이준혁 선수는 45.Qf7+로 상대의 항복을 받아내며 대결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진수 선수는 "5경기에서 유리한 상황을 승리로 바꾸지 못한 것이 몹시 아쉽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내비쳤습니다. 이번 이준혁 선수와의 대결에 대해서는 "저의 경기 스타일을 워낙 잘 파악하고 있는 상대이기도 하고, 국내 랭킹 1위로 강한 상대였기 때문에 쉽지 않은 대결이었다."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준혁 선수는 "3경기까지 순조롭게 풀려서 분위기가 좋았는데, 4경기 패배 후 5경기까지 수세에 몰려 당황했다"라고 말하며 "5경기에서 어떻게든 버텨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김창훈 해설의 오프닝 관련 질문에 대해서 이준혁 선수는 "오늘 6번의 경기에서 사용한 오프닝은 모두 준비된 전략이었는데, 성공을 거둔 것 같아 만족스럽다."라고 말했습니다.

결승에 진출한 이준혁 선수는 지난주 일본의 IM 코지마 신야 선수를 꺾으며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권세현 선수와 12월 26일(토요일) 21:00 맞붙습니다. 이번 대회는 한국과 일본의 정상급 선수들을 초청해서 진행되는 온라인 토너먼트이며, 총상금은 70만 원, 우승 상금은 30만 원입니다. 유튜브 및 트위치 생방송 중계 시 나온 후원(도네이션)은 전액 우승자에게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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