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스연맹배 제3회 온라인 체스 토너먼트 결과

지난 7월 25일 토요일 체스닷컴에서 대한체스연맹 배 제3회 온라인 체스 토너먼트가 열렸습니다. 체스닷컴 라이브 체스 서버를 이용해 진행된 이번 대회에는 지난 1회 대회의 우승자인 CM 권세현 선수와 2회 대회 우승자인 IM 크리스토퍼 유(Christopher Woojin Yoo) 선수가 모두 참가했습니다. 참가한 선수들은 약 3시간 동안 열띤 경쟁을 벌였고 우승의 영광은 한국계 러시아인 GM 드미트리 헤가이(Dmitriy Khegay) 선수에게 돌아갔습니다.

* 한국 선수들에게 그랜드 마스터와 경기할 기회를 주기 위해 체스닷컴에서 GM 드미트리 헤가이 선수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참가 확정이 늦어짐에 따라 대한체스연맹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 드미트리 선수의 이름이 누락되었습니다. 대회 주관사의 운영 미흡으로 혼란을 야기한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 제3회 대회의 결과와 모든 기보는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드미트리 헤가이 선수는 한국계 러시아인입니다. 할아버지 세대에서 러시아로 이주 후 정착했다고 합니다. 드미트리 선수는 1997년 생으로 23세이며 FIDE에서 발급하는 GM(그랜드 마스터)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체스인사이드가 우승자인 드미트리 선수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체스인사이드: 우승한 소감을 말해주세요.

드미트리: 우선 우승을 하게 되어서 매우 기쁩니다. 대회가 러시아 시간으로 이른 시간에 열렸기 때문에 초반 라운드에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체스인사이드: 대한체스연맹 온라인 토너먼트에 처음 참가했는데 어떠셨나요?

드미트리:  대회 중간에 다른 선수들의 경기들을 살펴봤는데 좋은 경기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한국에 강한 선수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크리스토퍼 유가 레이팅에서 가장 높은 선수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력이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든 상대는 권세현 선수였습니다. 제가 졌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다음 대회가 있다면 또 참가하고 싶습니다.

체스인사이드: 체스 선수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드미트리: 특별히 레이팅이나 다른 목표를 정해두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멀리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체스인사이드: 한국에 있는 체스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드미트리: 체스를 사랑하고, 체스를 즐기고 목표를 이루세요!  

체스를 사랑하고, 체스를 즐기고 목표를 이루세요! 
Love chess, play chess and go to your goal!

- Dmitriy Khegay

드미트리 선수는 7라운드를 5승 2무로 패배 없이 승점 6점으로 마쳤습니다. 3라운드에서는 크리스토퍼 유를 상대로 폰이 2개 앞선 나이트 엔딩을 만들었지만 크리스토퍼 선수의 끈질긴 수비에 막혀 경기는 결국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한편, 여성 선수로서는 로자 이눌라(Roza Eynula) 선수가 가장 높은 순위인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로자 선수는 아제르바이잔 태어났고 이후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하며 현재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자 선수가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09년 12월이었고 이후 2번 더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로자 선수는 그 기간 동안 약 5년간 한국에 거주했고 서울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체스 선수로서는 대한체스연맹 소속으로 2018년 올림피아드에 출전했습니다. 체스인사이드가 로자 선수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체스인사이드: 여성 1위(대회 4위)로 대회를 마친 소감을 말해주세요.

로자: 4위로 대회를 끝내긴 했지만 더 잘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조금 아쉽습니다. 토너먼트 참가가 늦어 1라운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승점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헤가이 선수에게 패배한 것 외에는 모든 경기를 승리해서 전체적으로 만족합니다.

체스인사이드: 권세현 선수와 크리스토퍼 선수를 상대로 승리했어요! 

로자: 두 경기 모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권세현 선수와의 경기는 불리했지만 끝까지 버티다 상대의 실수를 노려 승리했고, 크리스토퍼와의 경기는 전술적인 약점을 공략해서 승리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선수가 시간 압박에 시달렸던 것 같아요.

체스인사이드: 지난 작년 12월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어떻게 지내나요?

로자: 잘 지내고 있어요. 미국에서 교사 자격증도 획득했고 현재 제가 학사 학위를 받은 보스턴 대학에서 교육 리더십(Education Leadership) 박사 학위 과정을 이수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큰 결정이었지만 저는 제가 하는 일을 정말 좋아하고 있어요.

체스인사이드: 한국 체스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로자: 한국의 체스 팬 여러분 반갑습니다~ 한국이 너무 그립고 언젠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체스를 둔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에요. 여러분들이 그 열정을 계속 쫓아가기를 바라요. 저는 체스를 했기 때문에 11세부터 13세까지 아제르바이잔 유소년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었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체스에서 자신의 성장을 막는 것은 자기 자신뿐입니다. 정면으로 부딪혀 나아가세요! 

정면으로 부딪혀 나아가세요!
Take the bull by its horns and go for it!

- Roza Eynula

이번 대회의 2위와 3위는 NM 데렉 클래스비(Derek Clasby) 선수와 IM 크리스토퍼 유 선수가 각각 차지했습니다. 데렉 선수는 한국에서 태어난 후 미국 가정으로 입양된 선수입니다. 두 선수는 마지막 7라운드에 맞붙었고 무승부를 거두며 나란히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한편, U18 부문에서는 7위로 대회를 마친 윤훈기 선수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윤훈기 선수는 3라운드에 한국계 미국인 NM 이반 박(Evan Park)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번 대회 시상자 명단과 상금 내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이벤트로 진행한 포토제닉 상의 영광은 윤훈기 선수에게 돌아갔습니다.

<시상자 명단>

이번 대회에는 온라인 토너먼트 최초로 경기 중 Zoom 화상 회의를 사용했습니다. 현재 온라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대회에서는 부정행위 방지 등을 목적으로 Zoom 회의를 사용하는 것이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체스연맹에서는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선수들에게 국제 경기 경험을 주고자 Zoom 화상 회의를 도입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을 위해 대한체스연맹에서는 대회가 열리기 전인 7/23(목), 7/24(금) 두 차례 리허설을 진행했습니다. 참가한 선수들은 모두 큰 무리 없이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만 12세 이하(2008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만 참가 가능한 대한체스연맹배 어린이 체스 페스티벌이 8월 15일 계획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체스닷컴 뉴스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대한체스연맹에서는 온라인 대회의 상위 입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왕중왕전을 하반기에 개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대한체스연맹(Korea Chess Federation)은 세계체스연맹(FIDE)과 아시아체스연맹(ACF)의 인증을 받은 국내 유일 가맹 단체로서 한국 내 체스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